"내 택배부터…" 짐칸 파헤쳤다가 신고당한 시민 '반전'

입력 2021-11-12 19:15   수정 2021-11-12 19:16


한 시민이 택배기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짐칸 가장 깊숙하게 실려 있던 본인의 택배를 꺼내 경찰에 신고당한 가운데, 진정한 사과를 통해 기사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.

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'택배하다 도난신고를 했습니다'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.

택배기사로 추정되는 작성자 A 씨는 "배송 마지막 구역에 사시는 분한테 전화가 와서 '차량 가장 안쪽 물건을 빼달라'길래 불가하다 했다"며 "그런데 제 배송 첫 구역 아파트 배송할 때 그 많은 짐을 파헤치고 (본인 택배를) 가져갔다"고 했다.

이어 "제게 말도 안 하고 가져갔다. 물건을 뒤죽박죽 섞었다"며 "도저히 용서가 안 돼 경찰에 신고했다"고 덧붙였다.

A 씨는 며칠 뒤 '택배 도난신고 후기입니다'라는 글을 올려 후기를 전했다. 반전이 있었다.

A 씨는 "경찰에 신고하니 이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와 특수절도죄가 적용된다고 한다. 닫혀 있는 택배 차량 문을 열고 물건을 가져갔으니 특수 절도에 해당된다고 한다"며 "경찰 접수 후 10분 뒤 제게 사과 전화가 왔다"고 했다.

택배를 가져갔던 B 씨는 A 씨에게 통화에서 "가족 캠핑을 가야 해서 미리 주문했는데, 5일이나 지연돼 마음이 급해서 그랬다"며 "저 때문에 업무가 지연된 건 휴가를 내서라도 일을 아침부터 같이 도와드리겠다"고 사과했다.

B 씨의 사과에 마음이 누그러진 A 씨는 "안 도와주셔도 된다"고 사양했지만, B 씨는 아침 7시에 택배사업소를 찾아 A 씨의 일을 도와줬다고 한다. B 씨는 일을 도우면서도 "정말 몸으로 해보니 제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알았다"고 거듭 사과했다.

A 씨는 "이런 사과는 처음이지만 진짜 사과를 받은 것 같아 너무 좋았다"고 했다.

네티즌들은 "진정한 사과를 보여줬다", "이런 게 진짜 사과지", "사과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", "웬만하면 가해자 손은 안 들어주는데 이건 인정한다" 등의 반응을 보였다.

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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